「장애와 사회」5월 칼럼 " 보조가 아닌 동행으로, 함께 걸어온 1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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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와 사회」5월 칼럼 " 보조가 아닌 동행으로, 함께 걸어온 12년"

이미경 0 3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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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와 사회」5월 칼럼 " 보조가 아닌 동행으로, 함께 걸어온 12년"

 

처음에는 그저 누군가에게 작은 도움이 되고 싶다는 마음이었다. 그렇게 시작한 봉사활동은 어느새 장애인 활동지원이라는 일로 이어졌고, 그 길 위에서 한 사람의 삶과 오랜 시간을 함께 걷게 되었다.

 

10년 전, 함께 생활을 지원하던 이용자가 재활지원센터에 취업하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자연스럽게 그 곁에서 근로를 지원하는 근로지원인이라는 새로운 역할을 맡게 되었다. 지금 돌아보면 그것은 단순한 직업의 변화가 아니라, 장애인의 자립과 노동의 의미를 가까이에서 배우게 된 삶의 전환점이었다.

 

당시만 해도 근로지원인 제도는 낯설었고, 나 역시 모든 것이 서툴렀다. 잘 돕고 싶은 마음은 컸지만 작은 실수도 많았고, 혹시 내가 오히려 부담이 되는 것은 아닐까 스스로를 자책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 시간을 버틸 수 있었던 이유는 함께 일하는 동료들의 따뜻한 배려 덕분이었다. 장애인 근로자와 근로지원인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함께 협력해 준 직장 동료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시간이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근로지원인으로 일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점은 장애인 근로자에게 필요한 것은 특별한 시선이 아니라 함께 일할 수 있는 환경이라는 사실이다. 누군가는 장애를 먼저 보지만, 가까이에서 함께하다 보면 결국 보이는 것은 그 사람의 성실함과 책임감, 그리고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려는 노력이다.

 

장애인 근로자들도 우리와 똑같이 출근을 준비하고, 맡은 일을 고민하며, 동료들과 관계를 맺고, 자신의 역할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살아간다. 다만 이동이나 의사소통, 업무 수행 과정에서 조금의 지원이 더 필요할 뿐이다. 그리고 그 작은 연결고리가 바로 근로지원인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근로지원은 단순히 일을 대신해 주는 것이 아니다. 장애인 근로자가 자신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며 직장 안에서 구성원으로 존중받고 스스로 일할 수 있도록 돕는 과정이다. 때로는 업무를 보조하고, 때로는 이동을 지원하며, 때로는 직장 안에서 장애인 근로자와 비장애인 동료 사이를 자연스럽게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하기도 한다.

 

어느덧 그 인연이 올해로 12년째 이어지고 있다. 긴 시간 동안 함께 호흡을 맞추며 이제는 말보다 눈빛만으로도 서로의 상황을 이해할 수 있는 사이가 되었다. 그 시간을 돌아보면 내가 누군가를 일방적으로 도와온 것이 아니라, 오히려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며 함께 성장해 왔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여전히 출근길마다 마음속으로 다짐한다.

오늘도 내가 있는 작은 도움이 누군가의 일상을 조금 더 편안하게 만들 수 있기를.”

장애인들이 지역사회 안에서 당당하게 일하고 자신의 삶을 이어갈 수 있는 사회, 그리고 장애가 불편함이 아닌 서로 이해하고 배려해야 할 다양성으로 받아들여지는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근로지원인 역시 단순한 보조 역할을 넘어 장애인 노동권과 자립을 함께 만들어가는 중요한 동반자로 존중받기를 바란다.

 

앞으로 얼마나 더 이 길을 걸을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누군가 나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곳이 있다면, 지금의 초심을 잃지 않고 함께 걸어가고 싶다는 마음이다. 작은 손길 하나가 누군가에게는 세상 밖으로 나아가는 용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지난 12년의 시간이 조용히 증명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경상남도척수장애인협회 근로지원인 정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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