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범한 하루가 여행이 되는 순간 -
- 평범한 하루가 여행이 되는 순간 -
추석연휴를 어떻게 보낼까 고민을 했다. 여느때 처럼 추석 당일, 새벽같이 일어나 김천인 시댁을 방문해 간만에 가족들을 만나고, 얼굴보는 것도 잠시, 다시 친정인 하동으로 향하는 일을 반복 했었다. 결혼하고 10년이상을 추석과 설 명절을 그렇게 보냈지만 크게 힘들다는 생각없이 그렇게 했었다, 간만에 가족들을 만난다는 설레임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같다.
하지만 3년전 남편의 뇌경색은 많은 것을 바꿔 놓았다.
너무나 갑작스러운 일이었기에 힘겨운 시간 들을 견뎌내야 했다. 나와 남편의 힘겨움이기도 했지만 모든 가족들의 힘겨운 시간들이기도 했다.
그 이후론 김천까지 혼자 운전을 하고 가는 것이 부담스러워졌다. 장거리 운전, 남편과 내가 번갈아 가며 운전을 했던 그때와는 많은 것들이 달라졌다. 점점 회복되어 일상생활이 가능하긴 하지만, 불안함에 아직 운전을 맡기지는 못하고 있다.
그 전엔 남편과 함께 여행을 자주 다녔다.
그곳이 어디든 시간이 허락되면 떠났다.
그런데 3년 넘게 훌쩍 떠남이 허락되지 않았고, 마음 한 켠에 답답함이 가득 쌓였다.
그래서 추석연휴 떠나기로 맘 먹고 담양으로 목적지를 정했다.
숙소를 검색하고 맛집을 검색하고, 또 가볼만한 곳을 검색하는 동안 설레었다.
추석당일 아침 일찍 서둘러 담양을 향해 떠났다.
연휴라 차가 밀리기도 했지만, 잠시 일에서 벗어난다는 생각에 한결 마음이 가벼웠다.
차창 밖으로 지나가는 풍경을 바라보며 이런저런 이야기도 나누고, 그동안 듣고 싶었던 음악을 들으며 한참을 그렇게 달리다 보니, 어느새 담양에 도착해 있었다.
점심시간이 많이 지난 2시, 늦은 점심을 먹기 위해, 담양에서 유명하다는 떡갈비 집을 방문했고, 가족단위의 많은 사람들이 북적였다.
거창한 음식도, 특별한 식사도 아니었지만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먹는 한끼라서 그런지 더 맛있게 느껴졌다.
담양에서 가보고 싶었던 곳이 메타세쿼이아길과, 관방제림이었다.
단풍이 노랗게 물들었을 때 갔으면 더 아름다운 풍경을 볼수 있었겠지만, 푸릇한 나무들이 만들어내는 풍경도 그렇게 나쁘지 않았고, 휠링하기에 충분했다.
하늘을 향해 곧게 뻗은 나무들 사이로 가을 햇살이 내려앉고,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이 얼굴을 스쳤다.
바이크에 의지해 달리는 그 길이 상쾌했다.
빠르게 지나가는 일상 속에서는 미쳐 보지 못했던 작은 것들이 눈에 들어왔다.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
살다보면 늘 행복할 수만은 없고, 때로는 마음이 지치고 힘든 날도 찾아온다.
그래서 가끔은 이렇게 일상을 잠시 내려놓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낯선 곳을 찾아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바쁘게 앞만 보고 달려왔던 시간에서 잠시 벗어나 서로를 바라보고, 주변의 아름다운 풍경도 바라보며, 우리에게 주어진 오늘을 조금 더 소중하게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행복은 어쩌면 멀리 있는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하는 시간들, 맛나는 음식과, 차 한잔, 그리고 예쁜 풍경을 바라보며, “참좋다”고 말할 수 있는 순간, 그 작은 행복이 쌓여 우리의 삶을 따뜻하게 만들어 주는게 아닐까!
글 / 김영순(신장유장애인자립생활지원센터장)
□ 「장애와 사회」는 경남척수장애인협회가 매월 기획하는 정책·시사 칼럼으로, 척수장애인의 사회복귀와 권리옹호, 그리고 지역사회의 변화를 함께 논의하는 장입니다.
⦁ 회원 여러분과 독자 여러분의 경험, 제언, 그리고 목소리가 모여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갑니다.
⦁ 재활 과정의 이야기, 정책 제안, 시사적인 의견 등 공유하고 싶은 글이 있으시다면 협회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 칼럼 제안 및 원고 제출: (이메일: gnscia055@naver.com) / 담당자: 055-742-1778)


